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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훈:AI는 그냥 구독해서 쓰자/제로베이스 취업정보회사 사이드 프로젝트 내돈내산 한 달 솔직 후기

by metal-11 2026. 6. 2.

1. 커리어적 고민이 깊던 시기에 만난 돌파구

요즘처럼 고민이 깊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AI가 코딩도 하고 기획서도 뚝딱 써내려가는 시대라는데, 막상 툴을 켜면 LLM의 헛소리에 무한 핑퐁에 막혀 제자리걸음하기 일쑤였다.

 

로컬 LLM으로 바이브코딩에 쓰일 구독료 아끼기 위해 CLINE을 깔았지만 성과는...


그래서 git Copilot 과 같은 툴이나 CLINE으로 어떻게든 싸구려 GTX 1060 6GB로 LLM 굴려서라도 이런 귀찮은 과정 줄이고, 지식 베이스도 구축하려던 참이었다.(물론 대 실패였다. 너무 느리고 너무 작은 양자화된 모델만 써야하는데, 제품이 제공하는 잘 다듬어진 하네스도 없다.)

 

단순한 기술 활용법이 아니라 기획자 중심의 커리큘럼을 보고, "어차피 PM 직군 쪽도 고려중이니까 이참에 한번 맛이나 보자"는 생각에 제로베이스 취업정보회사의 AI 사이드 프로젝트 과정에 참여하게 되었다.

나만의 탄탄한 논리적 뼈대를 세우고, 작더라도 실제로 굴러가는 서비스를 내 손으로 직접 배포해 보겠다는 목표 하나만 보고 시작한 내돈내산 한 달의 기록이다

 

그동안 여러 커뮤니티나 유튜브를 보며 프롬프트 몇 줄을 복사해 쓰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건 기획자의 사고 체계 자체를 오케스트레이션하는 법을 알려주었다.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이걸 여기까지 쓸 수 있었구나 같은 느낌이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git copilot은 내가 iteration 설정한 만큼 굴려도 여기까지 퀄리티있는 답변을 했던 기억은 없기 때문이다.


2. 코딩보다 뾰족한 논리, 'Root Cause'를 집요하게 파고들어야 한다.

기획적으로는 뭔가 PM 공부한 사람을 위한 건지 넘어가는게 많았지만, 그래도 몇 개는 건진거 같다.

AI에게 시니어 PM의 페르소나를 부여하고, '5 Whys' 기법을 통해 유저의 불편함을 끝까지 파고 들게 한다는 식의 접근이 그 일례.

(애초에 기획에 왕도는 없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횟수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다만 논리 비약하기 쉬워지니 주의가 필요.

 

예를 들어, 뉴스레터나 아티클을 쌓아두고 읽지 않는 유저의 심리적 부채감을 해결할 문제로 다룰 때, 단순히 "시간이 없다"에서 멈추지 않고 왜 시간이 없는지, 왜 기존 TTS 도구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는지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그 결과 "정보가 발생하는 시점과 소비하는 시점 사이의 맥락적 단절을 이어줄 자동화 파이프라인이 없다"는 진짜 근본 원인(Root Cause)을 찾아낼 수 있었다.

 

물론 나중에야 notebookLM이 앱으로 출시된걸 알아서 포지셔닝을 바꿔야 했지만(이러면 기존 TTS앱은 문제를 해결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나쁘지 않은 접근이었다.


3. 서브 에이전트 분화와 3화면 MVP로 가설 검증하기

3주차부터는 이렇게 다듬은 기획을 PRD로 산출한 것을 바탕으로 실제 화면을 구현하는 실무 단계로 들어갔다.

 

여기서 나름 현직자가 다듬은 md파일을 얻을 수 있었다는게 아마 이 강의에서 가장 크게 얻은게 아닐까 싶다.

 

나름대로 구축한 프롬프트를 내놓으라는 게 논란이 됐다는 짤 출처:   https://community.rememberapp.co.kr/post/196767

 

역할을 쪼개어 기획을 검토하는 PM, 코드를 짜는 엔지니어, 그리고 유저 입장에서 화면을 뜯어보는 QA 에이전트를 각각 만들어 협업하는 방식을 취했다. 제작과 검수를 분리하니 모바일 화면 뷰가 깨지거나 버튼 활성화 조건이 꼬이는 등의 자잘한 싱크 미스를 훨씬 매끄럽게 잡아낼 수 있었다.

 

Cursor를 무료 플랜과 antigravity 무료 플랜 번갈아 가며 어떻게든 공짜로 구현해보려 했는데 결국엔, 그냥 돈내는게 낫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20달러는 한국인에겐 너무 비싸단 말이다

 

강의와 달리 오케스트레이터를 내 나름 추가하고 워크플로우를 관리케 하고, 오케스트레이터만 호출해서 알아서 서브 에이전트를 부르게 하는 프롬프트를 메모장에 적고, 대충 중간중간 확인하면서 굴려 봤는데 생각보다 손도 많이가도 내가 머리 박아가면서 했을 때 보다 나은건 부정할 수 없었다.

 

프로토타입은 랜딩, 테스트, 결과 화면이라는 가장 컴팩트한 '3화면 MVP' 구조를 유지했다. 가입이나 복잡한 기능은 과감히 걷어내고, 서비스의 핵심 가치인 '테스트 완료율'을 측정하는 데 집중했다. 깃허브(GitHub) 레포지토리에 코드를 올리고 버셀(Vercel)을 통해 라이브 링크를 배포한 뒤, GA4 환경변수를 세팅해 퍼널별 유저 행동을 트래킹할 수 있는(결국 앱으로 구현방안을 바꿨기 때문에 물거품이 됐다) 최소한의 데이터 인프라를 내 손으로 구축해 본 것은 기획자로서 매우 값진 경험이었다.

 

 


4. 솔직하게 남기는 아쉬운 점과 주도적인 해결 과정

물론 모든 과정이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한 달간 몰입하면서 느낀 솔직한 아쉬움도 분명히 남았다.

우선 기술적인 면에서 코딩 구현의 깊이가 기대했던 만큼 빡빡하거나 고도화되어 있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배경을 가진 수강생들을 아울러야 하는 강의 특성상, 빌드업 자체는 프로토타입 수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조금 더 복잡한 하네스 엔지니어링이나 정교한 멀티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을 원했던 내게는 다소 가볍게 다가온 것이 사실이다. 근데 뭐 유튜브에 널린 얘기도 많으니 그냥 자습하는게 빠른거 같기도 하다. 패스트 캠퍼스 강연도 있어서 어느정도 보완도 됐다.

 

더불어, PM이라는 직군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와 깊이가 다소 부족한 상태에서 진도를 따라가다 보니, '앞으로 내가 이 도구를 떼고 진짜 기획자로서 어떻게 더 깊이 있게 사고하고 학습해야 하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답을 얻기는 어려웠다.
방법론을 배우는 것과 진짜 프로덕트 매니저의 날카로운 시장 시각을 체화하는 것 사이의 간극은 크니까. 심지어 그걸 체화했다고 해서 뭐가 잘되는 것도 아닌거 같다. 기획을 아무리 잘해도 그게 변화무쌍한 시장에 맞는건 또 아니니...

 

하지만 결국 이 부분은 강의나 툴이 대신 해결해 줄 수 없는, 나 스스로가 끊임없이 부딪히며 풀어가야 할 진짜 내 몫의 숙제라는 생각도 든다.


5. 판단의 흔적을 남기는 기획자로 성장하기

마지막은 그동안 고민하고 의사결정했던 과정들을 포트폴리오 3장으로 압축하는 작업이었다. 채용 담당자나 면접관들이 보고 싶어 하는 건 단순히 "이런 서비스를 멋지게 완성했습니다"라는 결과물이 아니라, "왜 이 기능을 넣고 미련 없이 뺐는지"에 대한 기획자의 주도적인 판단의 흔적을 자동화해서 비평하게 하는것 만으로 꽤나 인지부하가 줄어드는게 느껴진다.

 

앱을 좀 더 다듬고 나서 클로드 디자인으로 구현할 생각이다.

 

한 달 전, 생성형 AI의 홍수 속에서 내 커리어의 방향성을 잃고 헤매던 타이밍에 이 강연을 만난 것은 참 행운이었다. 비록 기술적 깊이나 직군에 대한 근본적인 갈증은 스스로 채워야 할 숙제로 남았지만, 적어도 앞으로 어떤 태도로 기획을 마주하고 문제를 쪼개어 가야 하는지 이정표만큼은 확실히 잡을 수 있었다. 깨닫고 보면 별거 아닌거긴 하지만, 하다못해 구독하는거 아까워하지 말자는 결론에 이른거 만으로도 충분하다 생각한다.

 

그리고 5시간이라는 구독 서비스의 토큰 할당 시간의 특성을 생각해서 스케줄링해야한다거나, Brain Fry를 줄이고 작업 시간동안 내가 할 일은 무엇인지 패턴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것도 크게 얻는 하나의 변화.

 

제로베이스 취업정보회사의 이번 과정이 열어준 기획의 시각을 바탕으로, 남겨진 과제들을 하나씩 주도적으로 해결해가며 진짜 단단한 논리를 가진 직장인으로 성장해 나가고 싶다.

 

 

추신) 최근 제미나이 기존 구독자로부터 추천인 링크 받으면 링크당 10명까지 4개월 무료로 쓸수 있다고 하는데 antigravity를 앞으로 4개월간 쓸수 있게 됐다. 본전 뽑아야겠다.

관련 포럼에서 아직 '4개월'이라 찍힌 링크를 얻을 수 있으니 찾아보자